6월 말부터 7월 초반은 신입사원도 들어오고 전보가 있은 관계로 사무실이 한창 어수선했다. 덩달아 내 마음도 괜시리 복작복작. 월 초라 일이 몰려서 정신없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 대리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반기 결산이었다. 소내 지출 담당이라 결산도 원래는 내가 했어야 했는데, 이번에는 대리님이 어느 정도 커버해주신 덕분에 마음만 먹고 정리는 대리님이 해주셨다. 대신에 개인적인 상반기 결산을 해보려 한다. 1. 인사이동을 빼놓지 않을 수 없다. 입사 6개월 만에 업무가 바뀌었다. 전에는 민원업무가 주였다면 지금은 사무실에서 행정일(주로 서무와 지출)을 본다. 그럼에도 바뀌지 않는 건 사무실 막내 ㅎ_ㅎ 우리 회사가 그런 건지 내가 만나는 분들이 좋은 건지..
내가 다니던 대학의 문과대 건물 옆엔스팀목련이 한 그루 있다 해서진달래 개나리보다 한참은 먼저 핀다 해서 해마다 봐야지 봐야지겨울난방 스팀에 쐬여 봄날인 듯 피어나는정말 제철 모르고 어리둥절 피어나는철부지 목련을 꼭 봐야지벼르고 벼르다 졸업을 하고벼르고 벼르다 후딱 십년도 넘어버린나는 늘 봄날을 놓치고엎치락뒤치락 추위와 겯고트는 때 아닌 스팀목련도 놓치고내가 대학 다니던 청춘도 놓치고채 피지도 못하고 시들어버린 나는 늘 나도 놓치고 - 스팀목련, 강연호 -
연극 표가 생겨 회사 동생과 오후 반차를 내고 대학로에 갔다. 8시 공연까지 시간이 남아서 우리는 창경궁을 산책하기로 했다. 아직 날이 풀리지 않아 쌀쌀하려니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산책은 평화롭고 여유로웠다. 오랜만에 놀러 나온 기분이라 좋았고, 무엇보다 평일 오후에 나와서 들떴다. 창경궁은 처음 가본 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니 고등학교 때 단체로 뮤지컬을 관람하러 왔던 때 사진찍으러 온 기억이 났다. 당시에 정말 사진만 찍었는지 이날 옆뜰과 뒷뜰을 걷는데, 다 처음 가보는 곳이었다. 궁에서 사진을 많이 찍는다고 찍었는데, 결국엔 뒷모습만 소심하게 올려본다. 사진만 찍으면 얼굴에 볼살이 한가득. 어색함을 온 몸으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사진도 찍어버릇 해야 더 느는 게 분명한데 연습..
쌀을 씻다가창밖을 봤다숲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그 사람이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다. 옛날 일이다. 저녁에는 저녁을 먹어야지아침에는아침을 먹고밤에는 눈을 감았다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 황인찬, 무화과 숲
무기력 했던 나를 방치하기를 2주째였다. 쉴 만큼 쉬었다고 인정할 만한 토요일을 보내고 나니 일요일엔 드디어 움직일 힘이 났다. 활자는 정말 꼴도 보기 싫었는데 드디어 도서관에서 책도 빌렸다. 역시나 새로 산 그램은 나에게 무한한 생산성을 주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노트북으로 뭔가를 끼적일 때 행복하다 요새는. 그래서 이렇게 블로그에 글도 쓰잖아? 그런데 갑자기 노트북을 생각하다보니 머리 속에 섹스앤더시티의 캐리가 떠올랐다. 캐리가 뉴욕의 카페에서, 창가 앞 책상, 침대에서 혹은 쇼파에 앉아 담배를 꼬나물고 글을 쓰는 모습은 꽤 멋져보였는데. 그래서 노트북을 사면 나도 그렇게 글을 쓰리라 다짐했었는데. 현실은 글도 잘 안 쓰고, 아니 못 쓰고, 그나마 담배를 피지 않는 게 다행인 정도다. 정말 늙었다는 표..
평범한 직장인의 생활패턴을 부여받은 지 2개월이 다 되어 간다. 첫 달은 긴장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두 번째 달은 여유는 좀 생겼지만 여전히 어리바리함을 감출 수 없다. 1년 미만 신입인 나도, 19년 차 과장님도 월요일이 오는 게 싫은 건 매한가지였다. 막상 출근하면 또 견뎌낼 만한 평일의 하루일 뿐인데. 왜 월요일 전날만 되면 그렇게 착잡할 수가 없고 한숨이 푹푹 쉬어지는지. 일요일 저녁까지 행복할 정도로 내가 긍정적인 사람은 아닌가 보다. 피로도 만성적으로 달고 산다. 예전에는 피곤해도 그만큼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지금은 일 끝나고 집에 오면 하루가 성큼 가 있다. 뭘 할 수가 없어... 얼마 전 살기 위해서 헬스클럽 1년 치를 등록했다. 그런데 운동을 시작하니까 하루가 더 짧다. 퇴근..
1 첫 마디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최근이라고 하기도 뭣한 가장 최신 글이 지난 4월 첫째주에 대한 기록이었다. 지금은 11월. 코트를 고르느라 한참 바빴다. 블로그를 방치할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얼떨결에 취업을 했다. 언제 찾아 올 지 몰라서 답답했던 기회가 끝끝내 내 순번으로 돌아왔다고 밖에 표현이 안된다. 정~말 운이 좋았다. 물론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특히나 한국에 나만큼 노력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하면 정말 운이 좋았다. 취업을 기점으로 내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넉넉하진 않지만 안정적인 수입이 생겼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으며, 그중에서는 내가 마음을 주고, 받았던 사람들도 있었다. 마음에도 여유가 생겼다. 그간 도움을 준 사람들한테 아직 다 신세를..
자기소개서를 다 쓰고 자려고 했더니만 와이파이가 고장이 났다. 그래서 블로그에 글이나 쓰고 일요일을 마무리 하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번 주는 내 평소 페이스보다 훨씬 더 능률이 높았던 한주였다. 예전 같았으면 두 개 정도 기업의 자기소개서를 시작하고 며칠을 붙잡았을텐데 이번 주는 거의 하루에 한 기업을 마무리하는 수준의 속도로 글을 썼다. 생각 외로 글의 퀄리티도 엉망진창 정도는 아니었다. 마감의 힘을 다시금 느꼈달까. 뿌듯해도 이상하지 않을 주말인데, 기분은 영 별로다. 이놈에 자소서는 써도 써도 끝이 없고 거기에 투여한 내 시간은 합격이 아니면 의미를 찾기 힘든 시한부성 글에 불과하다. 의미를 찾으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만 지금은 별로 그러고 싶진 않다. 체력이 안좋아지고 있음을 나날이 느낀다..
집에서 센치 타령 하고 싶은 날 듣는 노래 1. Jon Brion - Little Person 소박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곡. '나는 그저 작은 사람일 뿐이에요' 하고 고백하는 가사가 듣기 편안한 노래다. 이 포스팅을 쓴 제일 큰 이유라고나 할까. I'm just a little person. One person in a sea. Of many little people. Who are not aware of me. I do my little job. And live my little life. Eat my little meals. Miss my little kid and wife. And somewhere maybe someday. Maybe somewhere far away. I'll find a ..
#아차싶었을땐이미늦었다올해에는 조금 운이 좋았는지 자소서 실력이 나아졌는지 면접을 몇 번 볼 기회가 있었다. 근데 면접을 보면 볼수록 자괴감만 늘어가는 느낌이다. 월요일부터 면접을 봤는데.. 준비를 열심히 해가면 뭐하나 묻지를 않자나요ㅠㅠ 게다가 면접 끝날 무렵에 대형 병크를 터뜨리고 깔끔하게 포기했다. 아니나 다를까 탈락. 그래도 다행인 건 후폭풍의 기간이 점점 짧아진다는 점이랄까. 탈락에 무뎌지다 보면 기대를 안하게 되고, 그러면 덜 긴장해보여서 담당자가 날 당당한 걸로 오해하고 철썩 붙여주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그러니 앞으로는 서류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낙담하지 말자.. 어차피 반쯤 망했는걸ㅎ.ㅎ #동네에이런곳이!전에는 자소서 작성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1카페 2집 3도서관의 선택지 중 단연 1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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