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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페이지 독서 프로젝트 (1만 페이지 독서력 실천 후기)



    독서 습관을 기르고 싶은 당신께


    예전에 한 2개월 정도 서울로 교육을 받으러 다닌 적이 있었다. 왕복 세시간 정도 걸리는 이동 시간이 어찌나 지루했던지 책이라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결심한 지 이틀 만에 한 권을 다 읽는 내 독서 속도에 놀랐다. 이틀에 한 권이면 한 달에... 하는 생각에 이르자, 왜 진작 오며 가며 책을 읽지 않았을까 그럼 진작에 똑똑해졌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후회가 들었지만 그땐 너무 어려서였을까. 다짐의 깊이는 얕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마트폰의 품으로 돌아갔다.


    시간이 흘러 밀린 숙제처럼 독서를 가슴 한 켠에 묻고 지내던 어느 날, 친구가 <독서를 생활화하려는 당신에게 추천하는 7가지 방법http://ppss.kr/archives/35665>을 소개해줬다. 글의 요지는 하루에 27페이지씩 읽으면 1년 동안 1만 페이지를 읽을 수 있다는 소리였다. 마침 이 글을 소개해준 친구도 나도 독서의 필요성을 느꼈기에 네이버 밴드band를 이용해서 서로 독서량을 체크하는 일종의 독서소모임을 진행했다. 약 두 달 간 읽었던 책은 다음과 같다.



    1 생각의 탄생/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셸 루트번스타인

    2 침이 고인다/김애란

    3 사랑의 기술/에리히 프롬

    4 온 더 로드/박준

    5 심플하게 산다/도미니크 로로

    6 심산의 시나리오 워크숍 한국형 시나리오 쓰기/심산

    7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

    8 내가 훔친 여름/김승옥

    9 이방인/알베르 까뮈

    10 두부/박완서

    11 소설가의 일/김연수

    12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함성호



    물론 당시 책을 읽을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주어졌긴 하지만, 그래도 독서는 시간이 많은지 적은지 보다는 의지의 유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을 안 읽는 사람은 시간이 아무리 많아도 절대 안 읽기 때문이다. 차라리 드라마나 영화를 봤으면 봤지. 어쨌든 조금이라도 책을 읽을 마음은 있지만 의지가 약한 사람한테 가장 효과적인 독서 진작 프로그램이 바로 '27페이지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매일 27페이지를 읽는 일이 별 거 아니여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마냥 쉽지만은 않다. 나도 어떤 날은 정말 한 페이지 넘기기가 힘들어서 그냥 덮어버린 적도 있었다. 그럴 때 팁이 있다면 어느 정도 쉽게 읽히는 에세이류를 곁들이는 완급 조절을 하는 것이다. 푸짐하게 먹기만 하다보면 과식으로 체할 수 있으니 가끔은 샐러드를 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매일 매일 습관처럼 꾸준히 읽다보면 어느 날은 60, 70페이지가 그냥 넘어가기도 한다. 


    그러면서 느낀 게, 책에는 정말 이상한 매력이 있다. 책장을 펴기까지는 정말 귀찮고 힘든데 일단 읽고 나면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책을 덮은 후에도 기분 좋은 뿌듯함이 오래 머문다. 그래서 독서의 참 묘미를 알기 위해서는 일단 책을 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읽고 싶었던 책을 마음껏 읽었던 그 때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다가 최근 다시 27페이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독서 목표를 세웠지만 실천을 못하고 있다면 이런 작은 프로젝트를 이용해 책 읽는 습관을 들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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