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안다는 건 무엇이고 모른다는 건 또 무엇인지 혼자 곰곰이 생각할 때가 많다. 안다는 건 경험에서 나오니 사실 아는 건 과거에 안 것이다. 과거에 알았다고 해서 지금도 아는 건 아니다. 지금은 ‘모른다’에서 ‘안다’로 가는 어떤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그걸 가장 잘 표현하는 동사는 아마도 ‘산다’가 아닐까? 산다는 건 경험을 통해 몰랐다가 알게 되는 과정을 뜻한다. 그런 식으로 보자면, 미래에 어울리는 동사는 ‘모른다’뿐이다. 정리하자면, 과거-안다,현재-산다,미래-모른다‘의 공식이다.
(그새 호를 바꾸신) 모사 김연수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인생문제의 해결책은 시간에 맞게 단어를 사용하라는 것이다. 인생 문제의 대부분은, 자꾸만 과거 속에서 살려고 하거나, 현재에 일어나는 일들을 모르거나, 미래를 알려고 할 때 일어나니까. 그중에서도 문제의 근원은 자신이 지금이나 미래의 일들에 대해서 뭘 안다고 생각하는 일이다. 미래에 대해서는 오직 모를 뿐이다. 현재 역시 모르기는 마찬가지지만, 적어도 살 수는 있다. 과거는 다시 살 수 없는 대신에 알긴 안다. 하지만 이 안다는 건 지금이나 미래에는 아무짝에도 소용없다. 그럼에도 지금이나 미래를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믿게 한다는 점에서 안다는 건 우리를 혼란의 구렁텅이로 밀어넣는 속임수다. (김연수 - 소설가의 일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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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에 저장한 한글 파일에 김연수 작가님의 <소설가의 일> 발췌한 분량이 9페이지 쯤 되는데, 다 실을 수 없어서 한 부분만 옮겨 봤다. 직업으로서 소설가에 관심이 생겨 읽었는데 오히려 인생을 살며 힘이 날 글귀들을 많이 얻었다. 불안해 하지 말고 오늘을 살자. 또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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