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LALAND
감독: 데이미언 셔젤
출연: 라이언 고슬링, 엠마 스톤
내 평점: ★★★☆
내 한줄평: 결말만은 아름다웠다.
분명 라라랜드는 아름다운 영화다. 원래 음악영화를 좋아하기도 했고, 영화볼 때 큰 결정요인인 이동진 평론가가 웬만해서 잘 안주는 별 5개를 줬으며 주변에도 칭찬일색이었기에 영화를 보기 전부터 기대가 높았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영화관을 나와서는 영화가 좋긴 한데, 그렇게 호 일색일 정도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과 꿈 사이에서의 기로, 고민은 있었지만 깊이는 없었다
가장 큰 이유는 스토리가 너무 쉽게 흘러가는 것이었다. 배우지망생인 미아는 커피숍에서 일하며 틈틈이 보는 오디션에 낙방하기 일쑤다. 재즈를 사랑하는 세바스찬은 더이상 재즈를 찾는 사람이 없어져가는 현실속에서 자신만은 끝까지 신념을 고수하겠다며 단기로 밴드 멤버에 참여하거나 레스토랑에서 이따금 음악을 연주하며 생계를 이어나간다. 그러나 그는 곧 사랑하는 미아를 위해 현실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데, 그건 바로 대학 시절 라이벌로 추정되는 친구의 밴드에 자존심을 굽히고 들어가 원치 않는 스타일의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한 번 허탈감을 느낀 것 같다. 세바스찬이 고집했던 그 신념 하나를 굽히자마자 그는 돈과 명예를 얻게 된다. 참으로 비현실적인 보상체계다. 불과 일 년 전 천장에서 물이 새는 낡은 아파트의 집세를 못냈던 그가 생각만 하나 바꿨더니 모든 걸 갖게 되는 사회가 헐리웃이었나 싶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세바스찬은 밴드 멤버로 승승장구하며 월드투어를 떠나게 된다. 이 대목에서도 '그래 이쯤 돼서 장애물이 하나 나와줘야지. 그래야 스토리가 극에 달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현실적인 전개에서 오는 갈등상황은 두 사람 의 사랑을 절정으로 몰고 가야할 영화적 장치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라는 느낌을 줄 뿐이었다.
미아의 경우엔 좀더 고생한 편이긴 하다. 나름 노력도 했다.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하고, 아무도 찾지 않을 것만 같은 극장에서 두려움을 무릅쓰고 1인 연기까지 도전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의 부분은 영화 내에서 굉장히 일부분이다. 꿈을 좇는 사람이라면 대개 내가 정말 재능이 있긴 한건가 자기 성찰에 빠지고 괴로워하기 마련인데 그런 부분이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정말 적었다. 또한 오디션 장면들에서 미아가 그간 잘되지 않은 것은 그녀가 노력을 안한 게 아니라 그녀가 정말 운이 안좋았을 뿐이었다고 말하는 것만 같다.
영화의 장르가 로맨스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런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루는 건 드라마 장르에서나 할 일이라 하면 할 말이 없다. 꿈을 좇은 두 사람이 맞은 결말은 현실적이었고, 지나간 사랑에 대해 누구나 한번쯤 가질 만한 '회한'의 정서를 아름답게 그려낸 연출은 칭찬해주고 싶다. 그러나 'what if'가 아름다운 만큼 꿈에 대한 간절함이 등치하는 스토리였나를 생각해보면 여전히 찝찝하다. 그래서 이 영화를 마냥 좋게 받아들일 수 없다.
'동영상 video'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그다드 카페 : 디렉터스컷(bagdad cafe, 1987) : 기대 안 하면 더 아름다운 힐링 영화 (0) | 2016.11.21 |
---|
Comments